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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듀’의 ‘투표 조작’이 훼손한 것 [윤지혜의 대중탐구영역]

2020. 11.21. 00:33:46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 ‘프로듀스’ 시리즈의 투표 조작은 ‘꿈’이라는 가치를 철저히 농락한, 악질 중의 악질인 사건이다. 꿈을 상품화한 것부터 조심스러울 일인데 그럼에도 꿈을 이루고 싶다는 절박함과 간절함으로 참여한 연습생들의 모든 노력과 이를 지켜보며 응원해왔던 수많은 사람들의 세계관을 한순간에 짓밟고 왜곡시킨 까닭이다.

차라리 프로그램 내에서 뽑힌 결과였으면 파장이 좀 덜했을지 모르겠다. 대중을 ‘국민프로듀서’라 칭하며 직접 원하는 연습생에게 투표하게 해놓고,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구미에 맞는 그림을 얻기 위해 결과를 조작했다. 연습생과 대중 모두를 꼭두각시로 전락시킨, 아이돌 스타란 꿈을 볼모로 잡고 벌인, 그야말로 대대적인 사기극이었다.

다행히 이들의 불법적인 행태가 밝혀져 현재 법에 의한 실형을 앞두고 있는 상황, 얼마 전에는 피해를 입은 연습생 명단도 공개 되었으니 ‘사필귀정’이라 할 만하나, 문제는 그렇다고 과거가 되돌려지진 않는다는 사실이다. 순위 조작으로 탈락된 대상자들이 다시 데뷔조에 들어갈 수도 없고, 이제 와서 이미 데뷔한 당시 연습생들을 샅샅이 뒤져 누가 수혜를 받았는지 색출하는 것도 못할 짓 아닌가.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프로듀스’에 출연한 연습생들은 모두, 데뷔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하나같이 열심히 내달렸다. 이들이 보인 노력 만큼은 어떤 기준으로도 재단할 수 없으며 이 점을 서로가 너무 잘 알고 있기에 주어진 결과에 순복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프로듀스’의 시스템이 공정하게 운영 되고 있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보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프로듀스’는 결과에 인위적인 힘을 가함으로써, 이 모든 순전한 동기와 그로부터 비롯된 노력과 애씀을 무력화시켰다. 오늘의 세계란 결국 힘에 의해 움직이며 힘이 없는 꿈이란 뜬구름 잡는 소리에 불과하다는 스산한 깨달음을 현실로 만들어, 온 힘을 다해 자신의 가능성을 믿고 그것에 힘을 실으려 했던 이들을 ‘그럼 그렇지’ 하며 다시 주저앉게 했다 할까.

현 세계의 모습은 지금까지 살아 왔고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이 켜켜이 쌓여 만들어진 결과다. 무슨 의미이냐면 세계가 우리의 삶의 모양새를 결정짓는 것 같겠지만, 그 세계 또한 그간의 사람들이 지녔던 사고방식과 세계관에 의해 형성된 것으로서, 결국 세계가 아닌 과거의 우리가 보인 결정과 선택이 오늘 우리의 삶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거란 이야기다.

‘프로듀스’의 투표 조작의 악한 죄질은 여기서 기인한다. 세계와 사람에 대한 불신을 조장하여, 성실하게 노력하는 건 물색 없는 이들이나 힘 혹은 뒷배 없는 이들이나 하는 것이라는, 어떤 힘의 개입 없이 꿈을 이룬다거나 목표에 다다른다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는 무기력한 사고방식을 갖게 했다. 즉, 오늘은 물론이고 앞으로의 우리의 세계가 더욱 일그러지는, 심각한 피해를 안긴 것이다.

최대한 제대로 그 대가를 치르길 바란다. 자신의 위치를 악용하여 꿈을 위해 흘린 다른 이의 피와 땀을 가로챈 대가, 그리하여 좌절보다 더 무서운 회의감과 불신을 들여와 자신의 삶을 비롯하여 사회화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을 훼손시킨 대가. 그리하여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이러한 악질 중의 악질인 범죄가 일어나지 않아야 하겠다.


[티브이데일리 윤지혜 칼럼니스트 news@tvdaily.co.kr, 사진 =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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