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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든 K팝 아이돌 대책은 없는가 [이슈&톡]

2019. 12.02. 15:41:03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모든 자살은 사회적 타살이다.”

설리, 구하라의 안타까운 마지막은 프랑스 사회학자 에밀 뒤르켐의 말을 떠오르게 한다. 사람들은 두 사람이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해야 했는지 그 이유를 진단하기 바쁘다. 누군가는 악플을 누군가는 개인 우울증을 원인으로 꼽는다. 모두 맞는 말이면서도 틀렸다. 이런 ‘네 탓’으로는 더 이상 비극적인 죽음들을 막을 수 없다.

자유로운 영혼이었던 설리의 죽음은 그 자체가 충격이었다. 고인의 죽음이 여느 아이돌의 죽음 보다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던 건 우리가 설리라는 한 개인이 감당하기 힘든 편견을 가졌고, 내비쳤기 때문이리라. 충격은 설리의 죽음에 일말의 책임이 있다는 양심의 무게이기도 하다. 색안경을 낀 대중도, 이를 부추긴 언론도 자성의 시간이 필요했다. 그런데 이 시간이 가기도 전 설리의 절친 구하라가 비보를 전했다. 설리를 보낸 지 42일 만에.

구하라의 죽음은 말한다. 아이돌의 잇따른 죽음이 결코 개인의 선택이나 우연이 아닌, 사회적 현상이자 타살이라는 것을. 악플과 개인의 우울을 넘어 그 이상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구하라가 사망하자 외신들은 일제히 이 소식을 타진하며 “한국의 아이돌들이 사생활 검열에 시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온라인에서 혐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팝을 세계적 위상으로 끌어올린 주역들, 한국의 아이돌들이 마음의 병으로 시들어가고 있다.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대했을까. 언론부터 돌아보자. 설리의 소소한 행동 하나하나 자극적인 타이틀로 보도하며 악플을 부추겼다. 심지어 악플을 제 입으로 읽게 하는 가학적인 프로그램도 만들었다. 구하라에게는 어떠했는가. 전 남자친구 최 씨와 소송 중인 고인이 여러 정황상 피해자임에도 불구, 이를 여과없이 보도했다. 사생활 동영상과 관련된 최 씨의 피의 사실을 적시하는 것 자체가 고인에겐 고통이었다. 벼랑 끝에 서 있는 구하라의 등을 떠민 건 언론이었다.

대중, 익명의 가면을 쓴 이들 역시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대중은 유독 연예인에게 높은 도덕성을 요구한다. 예술계에 종사하는 이들의 직업적 특성을 감안하기는커녕, 오히려 일반인 보다 엄격하게 살 것을 강요한다. 그 중에서도 아이돌, 걸그룹 멤버가 요구 받는 사회적 역할은 매우 한정적이다. 정조와 보수의 프레임 안에 갇혀 있길 바란다. 그 프레임 밖에 나오는 순간, 돌연변이 취급을 받기 십상이다. 누군가는 소설 ‘82년생 김지영’을 읽었다는 이유로,누군가는 열애설이 났다는 이유로 부정한 여성이 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적 신분을 넘어 한 개인으로서 마땅한 권리를 가진 이들에게 왜 우리는 유독 가혹하게 구는 것일까. 태생 자체가 인격이 아닌 상품으로 탄생하는 구조 때문이다.

11세, 15세. 설리와 구하라가 연습생이 된 시기다. 또래 친구들과 미지의 내일에 대한 설렘을 얘기해야 할 나이, 두 사람은 일찌감치 연예인이 되는 것을 목표로 대형기획사의 연습생이 됐다. 학교 보다 숙소와 연습실이 더 익숙한 학창 시절을 보낸 이들은 그 나이에만 배울 수 있는 것들, 사회성을 습득하지 못한 채 학생도 어른도 아닌 연습생으로 살아간다. 기획사에 휴대폰을 뺏기고 자유를 박탈당한 이 어린 소년, 소녀들은 현재의 자유를 포기하면 데뷔라는 스타라는 장밋빛 인생이 펼쳐진다고 배운다. 그 때 그 때 마다 발현되어야 할 10대 시절의 꿈과 소망들이 억눌려진 채 살아가는 것이다. 이들을 가장 가까이 대하는 이들, 소속사부터 인격체가 아닌 상품으로 취급하는 것이다.

데뷔라는 산을 넘어도 쉬운 건 없다. 평균 16~19세 어린 나이에 일찍 어른들의 세계에 뛰어든 아이돌들은 시장에서 철저히 상품으로만 소비된다. 10대에 비즈니스 세계를 경험하면서 겪는 부담감과 스트레스는 말로 설명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 그렇게 스타가 되고 나면 갑작스럽게 자유가 주어지는데, 누군가는 이 자유를 컨트롤하지 못해 문제가 생긴다. YG엔터테인먼트 소속 가수들이 일으킨 일련의 모럴 헤저드가 이를 증명한다.

생전 구하라는 인지도가 오르기 시작한 동료 딘딘에게 축하의 말 보다 “힘들면 연락하라”는 메시지를 남겼다고 한다. 인기가 독이 든 성배라는 것을 누구 보다 잘 알기 때문이다. 카라 시절 대중의 열광적인 지지를 경험했던 구하라는 전 남자친구와 소송을 벌이며 하루 아침에 돌아 선 대중의 변심을 목격해야 했다. 평생 대중의 사랑을 향해 달려 온 그에게 순식간에 변심한 이들의 모습은 감당하기 버거운 짐이었을 것이다.

일련의 비극이 벌어지면서 국내의 대형 기획사를 비롯한 소속사들은 전문 심리 상담사를 고용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소속 연예인이 고통을 호소하면 정신과 전문의를 소개, 치료를 권유하기도 한다. 그러나 모두 임시적 대책일 뿐이다. 아이돌을 단순 상품으로, 한류의 도구로만 취급하는 비윤리적인 시스템부터 바꿔야 한다. 현 아이돌 육성 시스템은 10대 시절 마땅히 누려야 할 모든 권리와 자유를 거세하는 구조다. 이런 구조 속에서 건강한 자아상을 지닌 아이돌이 탄생할 리 만무하다. 초, 중학교 시절부터 한 가지의 꿈을 위해 달려가는 맹목적적인 분위기가 있는 만큼 연습생 때 부터 심리 상담을 지원해야 한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심리 상담, 정신과 전문의를 지원하는 것도 현 매니지먼트사들이 해야 할 숙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중요한 건 아이돌, 연예인 스스로가 정신적 갑옷을 단단히 입는 일이다. 대중의 사랑과 진짜 자신을 분리하는 힘을 기르길 바란다. 연예인은 직업적 특성상 언제든지 대중의 외면을 받을 수 있고 제 아무리 강한 이라도 이들의 비판에 상처를 받지 않는 건 불가능하다. 단 마음의 백신을 맞고 무장하는 건 가능할 것이다. 그렇게 갑옷을 입고 시스템이 요구하는 부당한 프레임에서 뛰쳐 나와 외치길 바란다.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티브이데일리 김지현 기자 news@tvdaily.co.kr /사진=고 설리, 고 구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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