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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적' 채수빈,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 [인터뷰]

2017. 05.20. 10:00:00

역적 채수빈 인터뷰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사랑받을 수밖에 없는 사람.

작은 얼굴에 오밀조밀 예쁘게 들어찬 이목구비, 잘 보이려 억지로 꾸미지 않는 솔직함, 그러면서도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까지, 배우 채수빈은 존재 자체만으로도 너무나 사랑스러웠다. 왜 MBC 드라마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극본 황진영·연출 김진만, 이하 '역적') 촬영 현장에서 사랑받았는지 알 것만 같았다.

지난해 11월 28일 첫 촬영부터 지난 5월 16일 마지막 방송까지, 장장 7개월간 '역적'이란 대장정을 마친 채수빈은 "아직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했다. 그는 "너무 감사했던 작품이라 마음에 여운이 길 것 같고, 연기적으로도 되게 많은 걸 배웠던 작품이다. 모두들 울고 웃고 촬영을 같이 하면서 정도 많이 들었다. 거의 막낸데 잘 챙겨주시고 많이 예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스태프들 분위기가 엄청 좋았다"고 회상했다.

"마지막 촬영이 스태프까지 다 함께 만세하는 엔딩 장면이었거든요. 끝나니까 눈물이 날 수밖에 없더라고요. 끝나고 다들 아쉬워서 껴안고 엉엉 울면서 사진을 찍었어요. 집에서 강아지랑 마지막 회를 보는데 고생했던 스태프들이 다 나오니까 찡하더라고요. 정말 엔딩다운 엔딩을 한 것 같아요."


'역적'에서 채수빈은 길동(윤균상)의 아내 가령 역을 맡았다. 어떻게 가령이를 표현해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는 그는 오히려 연기하면서 저절로 감정이 올라와 편하게 연기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걱정이 많아서 감독님께 가령이에 대해 계속 물었는데 감독님이 '그런 거 생각하지 말고 그냥 와서 네가 뛰어다니면 가령이가 뛰어다니는 거다. 편하게 연기하면 된다'고 하셔서 믿고 따라갔다. 그게 무슨 말씀인지 알 것 같은 게 애쓰지 않아도 어느 순간부터는 가령이의 감정이 느껴지더라. 신기한 경험이었다"고 떠올렸다.

"제가 처음 데뷔를 연극으로 했거든요. 감독님이 그때 연극을 보러 오셨고 신인 때 오디션을 보기도 했었어요. 이번에도 미팅하면서 말씀하신 게 현실 속 제 모습을 보면서 가령이와 닮은 부분들을 보신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겁이 많은데 씩씩하다고 해야 하나. 그런 부분이 많다고 생각을 해주셨던 것 같고 그런 매력들을 많이 살려주신 것 같아요."

채수빈은 마음에 드는 장면으로 장대신을 꼽았다. 화제를 모은 장대신은 1회 첫 장면을 시작으로 포스터 촬영, CG용 스튜디오 촬영, 그리고 한 번 더 방송에 나오면서 총 네 번을 찍었다고.

채수빈은 "장대 매달려서 '서방'이라고 외치는데 그동안 했던 작품에서는 감정 연기를 할 때 상황을 정리하면서 생각을 계속하는데 '역적'은 애쓰지 않아도 현장에 가면 감정이 훅 올라오더라. '서방' 외칠 때 길동 오빠가 '가령아' 하고 외치는데 정말 슬프더라. 그 장면이 현장에서 찍을 때도 잘 느껴졌고 잘 표현이 된 것 같다"면서 "장대신은 매번 찍을 때마다 감정이 달랐다. 1회 첫 번째 신 찍을 때는 가령이가 정인을 몇 년 동안 기다렸다가 장대에 매달렸다는 상상으로 연기를 했는데 막바지에 촬영을 하면서는 쌓였던 감정선들이 있어서 매달렸을 때도 기분이 달랐다. 그래서 더 기억에 남는 것 같다"고 했다.

"가령이를 잘 봤다고 얘기해주시고 댓글들도 달아주시더라고요. 되게 뿌듯한 것 같아요. 저도 가령이를 사랑했지만 저보다 더 가령이를 예뻐해 주시고 '같이 울었다'면서 감정이입해주시는 분들 보면 덩달아서 더 찡해지고 슬퍼지는 게 있는 것 같아요."


채수빈은 가령이를 표현하는데 배우들의 도움도 컸다고 했다. 그는 "김상중 선배님은 되게 많이 챙겨주셨다. 조언도 많이 해주시고 책 선물도 해주셨다. 좋은 선배님이었고 아버님처럼 따뜻하셨다. (윤)균상 오빠도 사람이 순하고 착하다. 주위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라서 연기할 때 불편함이 없었다. 잘 맞춰주셨고 (이)하늬 언니도 되게 유쾌하다. 이 작품하기 전에 영화 '로봇, 소리'를 같이 했지만 얘기를 많이 못 나눴는데 언니가 갖고 있는 이미지가 도시적이고 걸크러시지 않느냐. 실제로 만나니까 친구 같이 편안하게 장난도 많이 치시고 언니랑도 어려움 없이 편안하고 재밌게 촬영을 했다. 지석 오빠도 애교가 짱인 것 같다. 진짜 분위기 메이커다. 오빠도 소리치고 감정을 쓰는 역할이지 않느냐. 그런데도 밝고 분위기를 잘 이끌어주셨다. 홍길동 패밀리 분들도 농담을 많이 하시고 정말 재밌었다"고 신나게 배우들의 면면을 나열했다.

워낙 배우들이 친했던 덕에 '역적' 촬영 현장에는 차진 애드리브가 넘쳐나 NG도 잦았다고. 채수빈은 "감독님이 컷을 잘 안 하신다. 대본에 있는 분량에 반 정도를 애드리브로 계속 가시는 거다. 감독님도 일부러 더 짓궂게 컷을 안 하실 때도 있었다"며 "저 같은 경우는 가령이가 연산군(김지석)이 잘 때 이야기해주는 장면이 있었는데 원래는 '음식이 차려져 있었다' 정도였는데 컷이 안 나와서 별 헛소리 헛소리를 그렇게 해댔다"며 웃었다.

반대로 힘들었던 점은 없었냐고 물었다. 그는 "사극 머리를 하다 보니까 대기 시간이 긴데 편하게 잘 수가 없었다. 또 춥기도 진짜 추웠다. 장대 첫 번째 매달렸을 때 '한국에 이렇게 추운 곳이 있었네' 처음 알았다. '얼어 죽는 고통이 이거구나'를 느꼈다. 입을 녹이고 있다가 대사를 시작하면 발음이 안 됐다"면서 홍길동 아역을 맡은 이로운의 귀여운 에피소드를 털어놨다.

"로운이도 힘들었나 봐요. 우는 장면을 찍는데 찍고 나서도 계속 울더래요. 왜 우냐고 했더니 감독님이 자기 괴롭힌다고 '학교 폭력 117에 신고할 거야'라고 했대요. 감독님이 되게 이뻐했는데 서운했다고 웃으시더라고요. 감독님이 정이 많아서 로운이 마지막 촬영하고 눈물 나려고 하는데 '얘가 나 학교 폭력 신고하려고 했지' 해서 참으셨다고 장난치시더라고요."


채수빈은 '역적'이 끝나자마자 곧바로 KBS2 금토드라마 '최강 배달꾼'에 합류한다. 쉬고 싶지 않냐고 묻자 그는 "한 달 정도는 쉴 줄 알았는데 좋은 기회가 왔고, 쉬겠다고 놓칠 순 없었다"며 남다른 연기 열정을 내보였다.

"한정되지 않고 여러 가지 색깔을 가진 배우가 되는 게 꿈이라 다양하게 역할을 맡아보고 싶은 욕심이 있어요. 기회가 온다면 힘들고 어두운 캐릭터도 해보고 싶고 많이 접해보고 싶어요. 그래서 쉬지 않고 욕심을 내는 것 같아요. 장녹수 역할이 들어온다면요? 워낙에 하늬 언니가 잘 해내셔서 어렵긴 하겠지만 도전해보고 싶긴 해요. 조금 더 나이 들어서요. 연산군 역도 해보고 싶은데요?"

[티브이데일리 윤혜영 기자 news@tvdaily.co.kr / 사진=신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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